금기를 깬 용감한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이탈리아 출신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트럭 운전사인 아버지와 청소부 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낮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공장으로 일을 하러 가는 생활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너무 열심히 일을 했던 탓일까요? 성인이 된 그는 조금이라도 어렵다고 느껴지거나 힘들면 금방 싫증을 내고 그만두었기 때문에 다양한 직군의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디자인을 독학으로 공부해서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게 됩니다. 디자인 쪽의 일을 하다 보니 더 편해 보이는 직업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예술가'였습니다. 그는 20대 후반까지도 미술관에 가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지만 예술가가 되기로 합니다. 이런 당돌함과 용기가 카텔란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198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예술가로 데뷔를 하게 됩니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카텔란 인형
그를 닮은 카텔란 인형을 포함한 작품들을 실제 사람 크기와 비슷하게 제작되었으며 그 묘사 또한 세밀합니다. 카텔란의 작품들은 평면적인 회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관객들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작품들을 최고로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작품으로부터 전달되는 충격은 작지 않습니다. 특히 1999년 작품 중에서 가장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작품이 있습니다. 작품 <아홉 번째 시간>은 운석에 맞은 교황의 모습을 묘사하였습니다. 절대로 무릎을 꿇을 것 같지 않은 지구 최대의 종교 지도자가 운석에 맞아서 드디어 무릎을 꿇은 모습이 묘한 감정을 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실제로 종교계의 큰 반향을 일으켜 카텔란에 대한 비난이 극에 달했습니다.
예술은 어차피 재활용이다
카텔란이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의 행실은 '뒤샹'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실제로 미국 구겐하임 전시회에서 금 18K로 만든 103kg의 변기의 이름을 '아메리카'로 짓고 실제로 관객들이 사용하게 했다고 합니다. 변기를 사용했던 관객들은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요? 또한 2019년 전시에서는 실제 바나나를 전시해놓은 작품을 관객이 먹어버려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카텔란의 작품은 1차원적인 작품을 벗어나 관객과 호흡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2차원적인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관여하지 않겠다는 그의 예술 철학이 느껴집니다. '예술'을 무겁고 고귀하게 여기는 사회의 분위기를 흔들듯이 카텔란은 가볍고도 위험한 시도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마치 예술계의 '니체'를 보는 듯합니다. 그는 '예술은 언제나 권위와 맞서는 과정에 있으며 아픈 곳을 긁어주는 손톱'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이 사회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것에는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술의 힘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한국 초연의 전시 'WE'
전시회의 제목은 'WE'로 그가 지향하는 '선을 넘는 예술'과는 어딘가 모르게 거리가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THEY(그들)'로 하려다가 "어차피 '우리'는 다 죽을 건데 그전에 어떻게든 알아서 살아야 되잖아?"라는 맥락에서 'WE(우리)'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의 전시는 처음이며 전시는 2023년 1월 31일부터 2023년 7월 6일까지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리움미술관에서 개최됩니다. 2011년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전시라고 하니 더욱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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