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전시
2022년 8월 12일부터 2023년 4월 23일까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1 전시실에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 개최됩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족들은 작품 1,488점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작가들의 작품 중에서 이중섭의 작품을 90점 추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었던 10점을 모아 총 100여 점의 이중섭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 국립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보다 무려 9배가 많은 셈입니다. 이건희 씨의 유언에 따라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수가 많은 만큼 희소성도 높은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었습니다. 항상 비슷한 작품들만을 보았던 대중에게는 다양한 이중섭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기증받은 1,488점 중에 90점이면 6%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기증받은 작품들도 전시되어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조만간 생기길 바라며 (故) 이건희 씨의 컬렉션을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올해 4월 말까지 전시가 개최되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격변의 인생을 살아온 이중섭
이중섭은 한국 화가로 평안남도에서 1916년에 태어나 1956년에 사망하였습니다. 약 40세의 나이에 서거를 한 것인데요. 짧은 인생에서도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지금까지도 이름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중섭이 살았던 시기는 일제강점기였습니다. 아무래도 일제강점기에 겪고 보았던 것들이 작품 속에도 많이 녹아있습니다. 그의 가장 왕성했던 작품 시기는 1940년대와 1950년대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도 1940년대와 1950년대의 두 파트로 나누어서 전시 공간을 구성하였습니다. 1940년에 대는 이중섭이 일본으로 유학을 했던 시기와 원산에서 작업했던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1950년에는 통영, 서울, 대구에서 그린 전성기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중섭은 사후에 오히려 그를 조명한 영화가 나오면서 유명해졌습니다. 그런 점이 그를 한국의 반고흐로 불리게 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가 1940년에 일본 유학을 갈 정도로 집안이 유복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에 공산화된 북쪽에서 자본가 계층으로 몰려서 온 가족이 탄압을 받고 '흥남 철수' 때, 남한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무일푼으로 쫓겨나 6.25 전쟁을 겪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부산에서 어렵게 살던 중, 다시 제주도로 이사를 갔고 그 시절 바닷가에서 게를 잡으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영양실조와 간암으로 짧은 인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사후에 지인들이 그의 삶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유고 전을 열어주는 등 점차 인지도를 높여 지금은 '국민 화가'가 되었습니다.
이중섭은 어린 시절 '소'를 특별히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루 종일 소만 그리고 있을 정도로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그의 대표작은 '흰 소'입니다. 그는 우직하게 일하는 소를 우리 민족에 빗대어 그렸습니다. 소를 관찰해 보면 느리지만 힘 있고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런 면이 우리 민족과 소의 공통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1954년의 저 흰 소는 필요한 근육은 있지만 몸집은 작아 보입니다. 전쟁 이후에 사람조차 먹을 것이 없었던 가난한 시절, 소에게 먹일 것은 전무했을 것입니다. 시대상을 반영한 마른 소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그의 서명 또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음과 모음을 풀어서 쓴 서명으로 유명합니다. 또 유명한 것은 의외로 잘생긴 외모였습니다. 실제로 일본 유학 시절 잘 생긴 외모에 운동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려서 교내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이중섭의 일본 유학 시절에 만난 일본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1946년에는 첫아들이 태어났으나 병으로 죽고 그 아픔을 '하얀 별을 안고 하늘을 나는 어린이'라는 작품으로 승화했습니다. 이후 일본인인 부인의 장인의 부고로 아내와 두 아이가 일본으로 돌아갔고 이중섭도 일본으로 가기 위해서 열심히 돈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큰 사기를 당해 빚까지 지게 되면서 상황은 더 안 좋아졌습니다. 이중섭이 사망하기 전, 일주일 동안 일본에 체류할 수 있었고 그것이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마지막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굴곡 많은 삶을 살아온 작가는 그림에 감정을 실었습니다. 그는 외롭게 병원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 때문에 이중섭의 지인들이 그의 작품에 대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격변의 시기를 살아온 이중섭의 작품이 궁금하시다면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