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규: 추종자 - Follower
2022년 9월 2일부터 2023년 9월 3일까지 총 1년 동안 장영규: 추종자 - Follower가 전시됩니다. 장소는 서울시 한남동에 위치한 리움 미술관입니다. 리움미술관의 특별 프로젝트로 진행되며 리움미술관 강당 라운지에서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판소리 전수'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보통 많이 알지 못할 것입니다. 기껏해야 배우 강수연이 주연으로 나왔던 '서편제'를 떠올립니다. 폭포가 떨어지는 산에서 폭포 소리를 뚫고 나올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작업, 즉 '득음'을 하기 위해 수련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그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실제의 어떤 것으로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장영규: 추종자' 특별 전시에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본 전시는 판소리 전수의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음원 전시입니다. 아카이브 음원 전시란 편안히 휴식하며 헤드셋을 착용하고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안 전시를 말합니다. 리움미술관의 강당 라운지는 미술관 안에 있는 휴게공간입니다. 휴게공간이라고 하면 자판기나 정수기가 있고 편안한 소파가 있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리움 미술관의 강당 라운지는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미술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면을 바라보는 소파에 앉으면 앞 유리를 넘어 대나무가 심어져 있는 정원이 보입니다. 보통은 휴게공간이 서로를 마주 볼 수 있도록 배치해 있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편안히 의자에 앉아 조용한 상태에서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전시 기획자의 의도입니다.
판소리 전수 과정을 음원으로
판소리를 전수받을 때에는 아주 예전이었으며 스승이 한 구절을 부르면 제자가 한 구절을 바로 따라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면서는 스승이 혹은 돌아가신 스승이 녹음해 둔 음원 파일을 수없이 들으며 소리를 연습한다고 합니다. 스승의 목소리를 듣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지도 들어야 하기에 본인의 소리도 녹음하여 들어보며 수행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부른 판소리 다섯 마당의 일부와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해서 짧게 부르는 노래인 '단가'의 연습 과정을 담은 음원 2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24개의 음원을 준비해 놓고 그 각각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헤드셋의 코드를 또 각각 꼽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요소들도 전시를 재미있게 하는 요소로 작동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시 기획에서부터 의도된 것입니다. 소리가 스승에게서 제자로 전해 내려오듯이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 또한 수동으로 플러그를 꽂으며 그 흐름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또한 소리를 감상하는 소파도 인상적입니다. 보통은 휴게공간이라고 하면 푹신한 소파를 둘 텐데 이곳의 소파는 조금 특이해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불편하게 보입니다. 건축사 사무소인 '푸하하하 프렌즈'가 리움 미술관과 함께 협업하여 만든 이 소파는 소리의 진동을 몸으로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얇은 금속 판처럼 보이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푸하하하 프렌즈는 세 명의 젊은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건축사 사무소입니다. 서로 친구 사이이기도 한 세 사람은 위트 있고 새로운 시선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매력적인 공간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성수연방, 수르기, 옹느 세 자매, 대충 유원지 등이 그들의 작품입니다. 팀 이름이 푸하하하 프렌즈인 이유도 구성원들의 이름에 모두 'ㅎ'이 들어가 있어서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소파에 앉아서 앞에 보이는 대나무와 귀로 들리는 판소리 음원을 들으며 진정한 휴식을 취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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