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 Choi Min은 누구인가
최민(1944-2018)은 미술평론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민의 별세 이후, 2020년에 고인이 평생토록 모아온 161점의 작품과 25,000여 건의 자료가 유족에 의해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되었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작품입니다. 작년 12월부터 2023년 5월 7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 작품의 일부(24점)를 무료로 엿볼 수 있습니다.
최민은 별세 직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명예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1944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에는 서울대 고고인류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미학과 대학원을 나와 졸업 후에는 프랑스 파리 1대학 조형학부 미학과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술뿐 아니라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전시나 영화제들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1977년에 국내 최초로 번역한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청룡영화제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평생 관심을 가져왔던 평론가의 비밀스러운 예술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시대를 거쳐온 문화 예술인, 다른 눈을 가지다
몇 년 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하게 흡연을 하죠. 또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것은 이 시대에서는 예의 없어나 특이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르게 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예술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때로는 사회가 요구하여 예술은 그 사회를 반영해야만 했고, 때로는 예술에 사회를 투영하여 담아내기도 하였습니다. 예술에 옳고 그름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술을 바라볼 때는 정답을 찾는 단호한 시선 대신 매 순간 '다르게 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을 미리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최민의 글이나 수집한 작품 속에서는 어떠한 틀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작가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특유의 열린 태도로 작품을 다방면으로 작품을 음미하는 모습입니다. 미술평론가, 문화 평론가라는 타이틀이라면 자신이 쓰는 글이 대중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치 자신의 의견이 사실인 것처럼 여겨진다면 분명 억울한 누군가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최민의 평론과 함께 감상하는 전시
최민은 문화 평론가로서 많은 글을 남겼습니다. 수집한 작품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집한 작품에 관한 최민의 평론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전시에서는 열린 시야와 받아들이는 자세를 힌트로 예술의 본질에 보다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최민은 유명한 부지런 쟁이었다고 합니다. 끝없이 읽고 쓰고 배우고 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켜 나갔습니다. 그런 면이 그의 글에도 녹아들어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의 안내가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독자들의 자유로운 사유를 막지 않도록 염려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한 사람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번뜩 한 가닥의 실마리가 보이기 마련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예술과 문화에 일생을 바쳤던 최민의 일대기를 보며 나의 가능성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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